[칼럼] 대권출마 좌절 급해진 경기도 '체할라'

  • 기사입력 2017.04.03 15:19
  • 기자명 정양수 기자

 

▲ 정양수 기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있다.


또 오해를 불러오지 않기 위해서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마라'라는 속담도 있기도 하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도 있다.

 

물론 나쁜 뜻이 더욱 많이 담긴 말이지만 좋은 일에도 인과응보는 있게 마련이다.


요즘 경기도 정치권을 보면 급하기는 했는데 과실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도 출신의 거물급 정치인들, 도민들이 바라보기에 커보였던 나무들이 연이어 쓰러지고 있다.


쓰러진다는 표현 자체가 안쓰러울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를 거머쥐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은 그만한 재목이 안됐거나, 원래부터 그만한 그릇이 안됐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경기도 정치는 서울에 인전해 있으면서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기호' 지역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김문수 전 지사는 여론의 질타를 한몸에 받았고 여기에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 등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인사들 조차도 대구·경북, 국민의당 손학규 전 지사는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 상황이 명함을 내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역 때문이라고 변명을 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정짓기는 힘든 것도 현실이다. 정치이기 때문에 말이다.

 

꼭 짚어서 손학규 전 지사도, 김문수 전 지사도 임기 말에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서서히 도정이 시야에서 사라져갔기에 그렇다.


거의 유일하게 공직사회로 부터 임창열 전 지사만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기도 하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기도민은 또 도정을 팽개치고 나가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온 도백을 지켜보게 됐다.

 

도민의 자존심이 긁힌 것인지 경기정치의 한계인지는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용인출신의 이우현 국회의원은 결국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을 맡게 됐다. 정치라는 것은 빈틈이 생기면 그대로 다른 사람이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단 몇달 사이에 미래의 경기정치는 그 궤가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들어 경기도 홍보부서들이나 각 실국의 홍보자료가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 딱 이 시점에 맞춰서 우후죽순 쏟아내는 느낌이 강하다. 속빈강정처럼 말이다.


지난 몇달동안 실국에서 얼마나 일을 못했었는지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 1월까지 몇개월 사이에 그 많은 성과를 또 올려야 한다. 만약 지난 몇달간 진두지휘했다면 이런 조급함을 불러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기도정이 조급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정치적인 판단이 강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상황은 집 버리고 돌아오니 아무것도 남지 않아 마음만 급해졌다고 해야할 듯 싶다.


단 몇개월의 시간동안 도정이 얼마나 브레이크가 걸렸고 그 정체가 심했는지는 보고를 받으면서 알게 될 것이다. 갑자기 공백기를 지마녀 또 몇달의 적응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치적이 생길리 만무하고 갑자기 드라이브를 걸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급하기는 급하겠지만 돌아가지 않으면 결국 체하게 마련이다. 경기도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야 하며 이 과정을 도민은 피드백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그러고 보니 동시지방선거가 딱 1년 남았다.

 


/글=정양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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