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빈자리 경기도지사·도의회 의장에게 정치기본을 묻고 있다

  • 기사입력 2017.04.11 09:51
  • 기자명 정양수 기자

 

▲ 정양수 기자     © 더원방송


올해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경기도청 벚꽃축제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어제의 벚꽃보다 오늘의 그 화사함이 더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아이의 손을 양쪽에 쥐고 있던 한 동탄의 주민은 그 먼 곳에서 꽃을 보겠다고 찾아왔다.


꽃은 보기 위해서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또 아이들과의 추억을 쌓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에 이만한 계절도 없는 듯 하다.


경기도청 민원실에 마련된 수유실로 들어서는 아낙의 모습 속에서 그래 이정도면 살만한 행정이 펼쳐지구 있구나 싶었다.


꽃망울이 어찌 그리 이쁜지 근래 몇년만에 이런 벚꽃의 향연이 펼쳐진 적이 있었나? 왜 이리도 먼지 하나 없는 하늘이 팔달산을 감싸고 있나 날이 맑아 슬펐다.


경기도의회에는 한자리가 비어있다.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그동안 몇명이 이 자리를 거쳤는지 모르지만 '졸졸졸' 의원들 한명한명 따라다니면서 이런 얘기, 저런 민원을 하던 사무처장들의 얼굴들이 선하다.


인사문제가 불거졌다면 그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는 것은 경기도청에 좋을 것이 없다. 경기도공무원 노조 게시판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다. 경기도 공직자 출신들이 사무처장으로 오지만 그 많은 경기도의원들의 적은 아니었다.


도의원들에게 본청의 부탁을 전달하는 최후의 전서구이기도 하고 의장을 보좌하면서 지키는, 의원들을 지키는 든든한 성곽이기도 한 자리다.


한명한명 모두의 의견을 들을 수는 없지만 원망할 일이 있거나 하소연 해야 하는 사항이 생길 때 사무처장을 찾고는 하는 것이 도의회의 인지상정이다.


수백명의 직원이 있는 이곳의 한자리가 비어있다. 1급직이라고는 하지만 승진코스는 아니다. 승진의 케이스도 몇명 있기는 하다.


이곳에만 오면 사람이 선해지고 또 공직의 현명한 마무리를 하면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 몸을 사르지 않게 변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에 뛰어들면서 흔들린 경기도 연정의 핵심이 경기도의회라면 이렇게 홀대하면 안되는 일이다.

 

자리가 비어있다면 싸워서라도 가져와야하는 것은 경기도의회 정기열 의장의 의무이다. 의무를 저버렸다면 정치적 가치에 흠집이 생긴다.

 

정원을 모두 채워주거나 정원을 확충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방형을 수없이 늘려서 일일이 도의원의 보좌관으로도 줄 수 없는 것이다.


어제 실수가 있었다 해도 눈물을 머금더라도 하루라도 비워놓지 말아야 하는 자리가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자리다.


그 기간이 너무 길다. 이런 생각이 든다. 경기도지사가 재선을 하든 말든 기본에 충실하면 경기도 연정을 통해서 해결방안을 만들 수 있다.


경기도의회 정기열 의장도 이 자리가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부분이 뭔지 깨달아야 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사무처장의 자리겠지만 경기도민에게는 필요하다.


이상하게 경기도의회만 발령을 내면 그 말잘듣던 인사들이 일일이 이유를 대고 대들 수도 있다. 그만큼 경기도의회는 또다른 합리적은 의사결정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관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경기도청의 행태를 아주 잘 읽을 수 있는 대목이 펼쳐지고 있다. 의장 또한 이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경기도지사의 재선이나, 경기도의회 의장의 단체장 출마는 경기도의회 사무처장과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 그러나 도민은 걱정하고 있다.


현실이 받쳐주지 않는 정치를 펼치는데 어느 누가 내년에 또한 믿어주면 지역의 수장의 자리를 주겠는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고사가 생각난다.


이 고사는 진나라 헌공이 곽나라의 공격을 위해 길을 빌려달란데서 비롯됐다. 임진왜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작금의 대중, 대미 관계도 비슷한 것이다. 그러나 수장이 비어있는 나라는 협상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의장이 있으면 수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의장이 행정의 전문가이며 조력자는 아니다. 제318회 임시회는 정치가 얼마나 책임이 중요한가라는 지적이 일게 만들고 있다.

 


/글=정양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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