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窓]'설리, 구하라' 연이은 비보…'악플 부작용' 사회적 고민 절실하다

  • 기사입력 2019.11.25 12:04
  • 최종수정 2023.03.31 13:27
  • 기자명 김승환 기자

한 주의 시작이 음울하다. 지난 달 연예인 ‘설리(본명 최진리)’의 사망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24일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연이은 비보에 연예계는 물론 많은 이들이 비통함에 빠졌다. 비극으로 생을 마감한 두 고인은 생전에 절친한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이 더하다.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 열심히 할게.’ 고(故) 구하라씨는 설리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SNS를 통해 설리의 명복을 빌었다.

 

그랬던 그녀이기에 한 달여만에 먼저 간 설리의 뒤를 따라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구씨는 앞서 지난 5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구씨는 전 남자친구였던 최 모씨와의 법적분쟁과 관련한 악성 댓글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하라씨 역시도 악플의 ‘집요한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다.

 

현재 경찰이 정확한 사인과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설리와 구하라의 죽음은 궤를 같이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신의 잣대로 남을 재고 평가하는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날이 갈수록 거듭 깨닫는다.’ 세기의 고전이자 베스트셀러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살 직전에 남긴 글 중 한 구절이다.

 

괴테는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현 세태를 ‘예단’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 구절은 지금을 사는 우리세대가 반추해 볼 대목이다.

 

동경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자신과 동일시해서 모방·동조 자살을 시도하는 이른 바 베르테르 증후군. 이 시점에서 또 다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가 반복된다.

 

무심코 던진 악플의 심각성도, 이에 대한 제도적 방어장치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서둘러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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